나는 진짜로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 선택과 자유의 본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당신은 지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나요?” 이 질문은 단순한 근황 체크가 아니다. 오히려 이 질문은 존재의 본질, 자유의 실천, 자기이해의 수준을 점검하는 철학적 질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살아가면서도, 그것이 왜 지속되는지를 곰곰이 들여다보지 않는다. '원하는 삶'이라는 표현은 흔하지만, 그 실체는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다. 진짜 원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그 삶을 선택하고 있는가, 아니면 주어진 환경에 따라 반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자유롭게 선택한다고 믿으면서도 우리는 수많은 외부 기준에 휘둘리고, 타인의 시선과 제도적 조건 안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 그렇기에 이 글에서는 내가 어떤 삶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내가 그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실천하고 있는지를 철학적으로 탐색해본다. 자유는 단순히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자각하고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 자유는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성립한다.
내가 원한다고 믿는 것이 진짜 나의 욕망일까?
우리는 종종 자신의 욕망을 ‘자기 자신의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과연 그 욕망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사회적 기준, 타인의 인정, 비교 경쟁 속에서 형성된 욕망은 과연 나의 것일 수 있는가? 예를 들어,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싶다는 욕망은 정말 내가 원하는 삶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사회가 정해놓은 안정과 성공의 프레임을 수용한 결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유주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자유는 단순한 선택의 가능성이 아니라, 선택의 이유를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내가 왜 이걸 원하는지, 내가 왜 이 길을 택했는지에 대한 물음 없이 단지 외부 조건에 의해 선택하는 삶은 진짜 ‘자기 삶’이라 할 수 없다. 결국 진짜 자유는 나의 욕망이 타인의 프레임이 아니라, 내면의 진실한 감각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점검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선택은 항상 자유로운가 – 자유의 조건과 환상
우리는 매 순간 선택하며 살아간다. 오늘 무엇을 입을지, 어떤 사람을 만날지, 어떤 목표를 세울지. 겉보기에는 무수한 선택의 연속처럼 보이지만, 그 선택이 진정 자유로운가를 생각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많은 선택은 습관, 사회적 압력, 가족의 기대, 경제적 제약 등에 의해 이미 구조화되어 있다. 그 안에서 ‘자유롭게’ 보이는 선택은 사실 ‘조건 속의 반응’일 수 있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간을 “자신의 삶에 책임지는 자유로운 존재”라 했다. 하지만 그 자유는 본능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 타인의 기대를 거부하는 용기,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태도, 선택의 결과를 책임지는 자세가 없다면, 우리는 자유롭다고 믿는 그 순간조차 자유롭지 않다. 진짜 자유는 모든 가능성 중 하나를 ‘나의 이유’로 선택할 수 있는 내적 기반에서 비롯된다.
진짜 원하는 삶은 감정과 가치의 교차점에서 탄생한다
우리가 원하는 삶은 단지 생각이나 논리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감정은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어떤 일을 할 때 편안함을 느끼는지, 어떤 상황에서 에너지가 살아나는지, 혹은 무엇을 할 때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감정은 나의 본능적인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과 같다.
하지만 감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감정이 순간적이라면, 가치관은 지속적인 방향성을 제공한다. 진짜 원하는 삶이란 감정과 가치가 만나는 지점, 즉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면서도, 그것이 나에게 의미 있는 방향과 연결될 때 탄생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면, 그 감정은 상담가, 작가, 교육자 같은 가치 기반의 삶으로 발전할 수 있다.
자기이해는 이 둘을 연결해준다. 내가 어떤 감정에 끌리는지를 인식하고, 그 감정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지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의 방향을 정교하게 발견할 수 있다.
‘원하는 삶’은 발견이 아니라 구축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거나, 수많은 자기계발을 반복한다. 물론 탐색은 중요하다. 그러나 ‘원하는 삶’은 이미 어딘가에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과 실천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져가는 과정이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삶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도와 실천을 통해 구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에게 맞는 삶의 형태는 타인이 줄 수 없다. 그리고 그 삶은 항상 확신 속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호함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때로는 원하지 않던 결과를 맞닥뜨릴 때 비로소 삶의 본질과 가까워진다. 원하는 삶은 단 한 번의 선택이 아니라, 끊임없는 조율과 수정을 통해 완성되어간다. 그 과정 자체가 자유이고, 자기실현이다.
나는 지금 누구의 인생을 살고 있는가?
이 질문은 많은 걸 정리해준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매일의 루틴, 인간관계, 목표, 감정의 흐름. 이 모든 것이 나의 삶을 구성한다. 그런데 그 삶의 대부분이 타인의 기대, 비교, 두려움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면, 나는 지금 나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나는 내가 원하지 않았던 삶을, 누군가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 유지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질문은 고통스럽지만 꼭 필요한 통찰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사회가 제시하는 안정된 삶의 경로에 올라선 뒤에야 이 질문을 시작한다. 그러나 삶을 되돌리기 전에 물어야 할 질문은 오히려 지금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선택은, 나의 목소리에서 시작된 것인가? 아니면 외부의 목소리를 나의 욕망이라 착각한 결과인가? 이 구분을 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자기이해이며, 철학이 필요한 이유다.
실천 가능한 방향 – 원하는 삶을 위한 질문들
진짜 원하는 삶을 찾기 위해서는 단지 큰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나에게 묻는 질문’을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래의 질문들은 자기이해와 자유로운 선택을 연결하는 실천적 도구가 될 수 있다:
- 나는 어떤 상황에서 에너지가 가장 높아지는가?
- 나는 무엇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는가?
- 나는 어떤 순간에 깊은 충만감을 느끼는가?
- 나의 현재 선택은 어떤 감정에 기반하고 있는가?
- 지금 내가 지키고 있는 기준은 누구의 기준인가?
이 질문들에 스스로 답해보는 과정은 자신의 삶을 ‘다시 소유하는 과정’이며, 타인의 서사에서 벗어나 나만의 이야기로 돌아오는 길이다.
마무리
진짜 원하는 삶은 그저 자유롭게 보이는 선택이 아니라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한
‘의미 있는 선택’에서 시작된다.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 나의 것인지,
내가 지금 선택하는 삶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는 순간,
우리는 삶의 주체로 돌아온다.
삶은 발견이 아니라 구축이며,
선택의 반복은 곧 정체성의 축적이다.
철학은 단지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다시 내 것으로 만드는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