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이해와 철학

나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가-선택의 철학과 삶의 우선순위에 대한 자기이해

joy113 2025. 7. 1. 20:21

선택의 철학과 삶의 우선순위

선택은 곧 나다

 

사람은 하루에도 수십 가지 선택을 한다.
눈을 뜨자마자 몇 시에 일어날지를 결정하고, 무엇을 먹을지, 어떤 일을 먼저 처리할지를 고른다. 작게는 아침 메뉴, 크게는 이직, 결혼, 이사 같은 인생의 전환점까지. 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며, 그 선택들이 모여 나라는 사람의 모습을 만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을 내리는지 잘 모른다. 때로는 타인의 기대에 끌려가듯 선택하고, 어떤 때는 순간의 감정에 따라 결정하며, 그 이후엔 후회를 반복한다. 왜 나는 그런 결정을 했을까? 내가 정말 원했던 건 맞을까?
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후회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이 나를 구성하고 있다는 철학적 진실을 드러낸다.
이 글에서는 인간의 선택을 철학적으로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다루며, 선택이 곧 나라는 존재의 반영임을 설명한다. 또한 자기이해와 선택의 기준이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를 살펴보고, 삶의 우선순위를 정립하기 위한 실천적 방법들까지 함께 제시한다.

 

 

 

 

선택이란 무엇인가 – 존재를 규정하는 실존적 행위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간은 선택하는 존재이며, 선택을 통해 자신을 정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에게 본질이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라, 살아가며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 보았다. 이 말은 곧, 내가 어떤 사람인지 결정짓는 것은 ‘어떤 선택을 반복했는가’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매번 침묵을 선택한 사람은 ‘말을 삼가는 사람’으로 자신을 구성하게 되고, 도전을 선택한 사람은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으로 자기 정체성을 형성한다.
즉, 선택은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 자기 존재를 만들어가는 실존적 행위다.

하지만 선택은 언제나 자유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인간은 다양한 제약 속에서 선택을 한다. 경제적 조건, 사회적 기대, 관계의 부담, 정서적 패턴 등은 때때로 우리의 선택을 은연중에 조종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정말 내 선택이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멈칫하게 된다.
철학적으로 중요한 것은, 모든 선택은 그에 대한 책임을 포함한다는 점이다. 내가 자각 없이 내린 결정도 결국 나의 일부가 된다. 선택을 회피하거나 미루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며, 그것 역시 나를 만든다.

결국 선택은 나라는 존재의 구성 재료이며, 지금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과거의 수많은 선택이 쌓인 결과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는가 – 무의식, 감정, 타인의 시선

사람들은 스스로 이성적인 판단을 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많은 선택이 무의식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첫 번째 기준은 감정의 즉각적 반응이다. 예를 들어 불안할 때는 안정적인 선택을 하고, 기대에 들뜰 때는 과감한 결정을 하게 된다. 이 감정은 나쁜 것이 아니지만, 감정만으로 결정하게 되면 결과에 대한 반성과 이해가 부족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과거 경험의 영향이다. 유사한 상황에서의 기억, 상처, 혹은 성공의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현재의 선택을 지배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 사람에게 배신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거리를 두는 선택을 반복할 수 있다.
이러한 반복은 선택의 자동화로 이어지며, 나도 모르게 나를 한정짓는 결정만 하게 만든다.

세 번째는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기대다. 우리는 '좋아 보이는 선택'을 하면서도, 그것이 진짜 원하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때가 많다.

  • 이 직장이 안정적이니까
  • 이 학교가 평판이 좋으니까
  • 이 삶이 일반적으로 옳다고 여겨지니까

이런 선택은 겉으로는 성공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공허함’이나 ‘방향 상실’로 이어진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기 기준이 아닌 외부 기준에 따라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결국 선택의 기준은 감정, 경험, 외부 영향으로 복합적으로 형성된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내 기준’이라고 착각한다는 데 있다. 진정한 자기이해는, 내가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반복하고 있는지를 자각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선택과 자기이해 – 우선순위가 없는 삶은 흔들린다

자기이해는 단순히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우선시하며 살아가는가’를 아는 것이다.
우선순위는 삶의 나침반이다. 선택을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가치가 곧 나의 중심이 된다.

  • 어떤 사람은 ‘안정’을,
  • 어떤 사람은 ‘도전’을,
  • 또 다른 사람은 ‘관계’를
    삶의 우선으로 둔다. 이 가치들은 그 사람이 반복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결정한다.

그러나 우선순위가 불분명하거나 충돌할 경우, 사람은 쉽게 혼란에 빠진다.
예를 들어, ‘성취’와 ‘가족’을 동시에 최고 우선으로 둘 경우, 둘 사이의 선택이 요구되는 순간에 깊은 갈등이 생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가치의 재정렬이다.
“나는 지금 이 시기에 어떤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가?”
“어떤 선택이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줄 것인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삶은 ‘탁월함(아레테, arete)’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 탁월함은 외부 기준의 성공이 아니라, 자기 본성에 맞게 살아가는 삶을 의미한다.
결국 내가 나답게 사는 것, 즉 자기이해에 기반한 선택이야말로 진정한 탁월함의 조건이 된다.

자기이해가 깊은 사람일수록 선택이 일관되고 후회가 적다. 왜냐하면 어떤 결정을 하든, 그 선택이 자신의 가치와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기이해는 선택의 기준이자, 삶의 우선순위를 세우는 토대다.

 

 

선택 기준을 만들기 위한 철학적 실천 – 질문, 정리, 기준문장

삶의 선택을 명료하게 하기 위해서는 철학적 실천이 필요하다.
첫째, 선택 전 질문하기 습관을 들이자.

  • 이 선택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이 결정은 나의 가치와 일치하는가?
  •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질문들은 선택을 더디게 만들 수 있지만, 충분한 질문은 명료한 선택을 만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질문을 ‘정답 찾기’가 아니라 ‘우선순위 확인’의 도구로 삼는 것이다.

둘째, 내가 자주 선택하는 패턴 정리하기다.
일상 속에서 어떤 유형의 결정을 반복하고 있는지를 관찰하자.

  • 늘 타인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는가?
  • 변화보다는 익숙함을 선택하는가?
  • 감정을 억누르고 실리를 택하는가?

이러한 패턴은 무의식적 가치체계의 반영이다.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면, 나의 선택 구조가 어떻게 짜여 있는지 알 수 있다.

셋째, 나만의 선택 기준 문장 만들기다.
예를 들어,

  • 나는 타인의 기대보다 나의 기준에 따라 선택한다.
  • 나는 감정보다 가치를 따라 결정한다.
  • 나는 내가 옳다고 믿는 일에 책임질 수 있는 선택을 한다.

이 문장은 선택이 혼란스러울 때 방향을 잡아주는 ‘내면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반복해서 되새기면, 선택할 때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형성된다.

마지막으로, 어떤 선택도 완벽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실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수 속에서도 자기 기준으로 판단하고 배우는 태도다.
그럴 때 삶은 점점 더 자기다운 방향으로 정리되어 간다.

마무리 요약

선택은 단순한 결정이 아니라, 존재를 구성하는 실존적 행위다. 우리는 감정, 과거 경험, 사회적 기대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곤 하지만, 자기이해가 깊어질수록 삶의 선택은 점점 더 명확해진다.
선택의 기준은 나의 가치와 직결되며, 삶의 우선순위는 선택의 일관성을 만들어낸다. 질문하기, 선택 패턴 정리하기, 기준 문장 만들기 같은 철학적 실천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에게 중심을 만들어낼 수 있다.
지금의 내가 결국 ‘무엇을 반복해서 선택해왔는가’의 결과라면, 앞으로의 나는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가로부터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