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이해와 철학

나는 왜 자주 흔들리는가 – 자기확신과 존재의 안정성

joy113 2025. 7. 2. 04:32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 나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흔들린다.
결정의 순간에 확신이 없고, 누군가의 말에 쉽게 영향을 받으며, 때로는 이유 없이 불안하고 공허하다.
오늘은 괜찮았던 마음이 내일은 쉽게 무너지고, 잘해보겠다는 다짐은 자책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나는 왜 이렇게 자주 흔들릴까’라는 질문은 단순한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중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다.

흔들림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상태일 수 있지만, 반복적인 흔들림은 삶의 방향과 정체성을 약하게 만든다.
삶의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는 상태는 결국 자기확신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자기확신은 단순히 자신감을 갖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존재의 안정감이며,
흔들려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내면의 중심축이다.

이 글에서는 ‘왜 우리는 자주 흔들리는가’라는 질문을 철학적으로 탐색하고,
자기확신이 어떻게 존재의 안정성과 연결되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자기확신을 길러내기 위한 사유와 실천의 방법들도 함께 제안한다.

 

자기확신과 존재의 안정성

 

 

흔들림은 인간의 본질이다 – 불완전한 존재의 조건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을 ‘현존재(Dasein)’라고 불렀다.
현존재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존재를 말한다.
즉, 인간은 정답을 가진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야 하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뜻이다.
이러한 존재의 본질 때문에 우리는 불확실하고, 때때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흔들림은 삶의 일부다. 우리는 다양한 관계, 선택, 사건 속에서 흔들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문제는 그 흔들림이 반복적으로, 통제되지 않은 방식으로 나타날 때다.
자주 흔들린다는 것은 곧 자기 안에 확고한 기준이 없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어떤 말에 쉽게 상처받고 오래 끌어안는 사람은
자신에 대한 확신보다는 타인의 시선과 반응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어떤 사람은 매번 결정을 미루거나 다른 사람의 조언에만 기대게 되는데, 이는
내면의 기준이 불분명하거나, 선택의 책임을 질 자신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유롭기 때문에 불안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삶의 방향, 의미, 선택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고,
그 자유 속에서 스스로를 세워야 하기 때문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흔들림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내가 여전히 해답을 찾고 있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과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흔들림이 나를 지치게 한다면, 그 원인을 더 깊이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자기확신의 부재는 어디서 오는가 – 외부 기준과 자기분열

우리가 자주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삶의 기준이 내 안이 아니라 밖에 있기 때문이다.
즉,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는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스스로 정의하지 않고, 타인이나 사회의 기준을 기준 삼기 때문에 쉽게 흔들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선택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칭찬이나 인정을 받을 때는 괜찮지만, 비난이나 무시를 받을 땐 쉽게 무너진다.
왜냐하면 그의 정체성은 자기 바깥에 있기 때문이다.
자기확신은 자기 바깥에서 올 수 없다.
그것은 오직 내가 나 자신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신뢰하느냐에서 출발한다.

자주 흔들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자기분열 상태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내면은 불안하고,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늘 침묵하고,
결정은 내리지만 자주 후회하는 패턴이 반복될 때,
우리는 스스로 안과 밖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걸 느낀다.

이처럼 자기 내면이 조율되지 않을 때, 우리는 외부의 작은 자극에도 크게 흔들리게 된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이를 ‘자기 상실’이라고 불렀다.
그는 “자기 자신이 되지 못하는 것이 가장 깊은 절망”이라고 말하며,
자기 자신을 회피하거나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삶을 비본질적인 삶으로 봤다.

따라서 자기확신을 얻기 위해선,
먼저 내가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그 기준이 정말 내 안에서 온 것인지 되묻는 철학적 자각이 필요하다.

 

 

자기확신이란 무엇인가 – 흔들려도 돌아올 수 있는 중심

자기확신은 모든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한 마음이 아니다.
그보다는 흔들려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나만의 중심을 갖는 것이다.
완벽한 신념이나 무조건적인 긍정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 감정, 생각을 정직하게 인식하고 그에 따라 삶을 조율하는 능력이다.

자기확신은 자기이해 위에 세워진다.
내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내가 어떤 상황에서 약한지 알고 있으며,
내가 어떤 선택을 반복하는 사람인지를 아는 사람은
설령 흔들리더라도 자신의 기준으로 다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내 통제 안에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라”고 했다.
자기확신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통제 가능한 내면의 기준을 유지하는 태도
다.

자기확신을 가진 사람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 타인의 말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 감정이 요동쳐도 자기 안의 원인을 찾는다
  • 실수했을 때 자신을 비난하기보다 해석하고 배우려 한다
  • 선택의 순간에도 ‘어떤 선택이 나다운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러한 자기확신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자기성찰과 삶의 실천 속에서 길러지는 것이다.

 

 

자기확신을 키우는 철학적 실천 – 질문, 기록, 기준 세우기

흔들림을 줄이고 자기확신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철학적 사고와 실천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기 질문하기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 오늘 나를 흔든 감정은 무엇이었는가?
  • 그 감정은 어떤 가치와 연결되어 있었는가?
  • 나는 지금 어떤 기준으로 이 선택을 하려는가?

이러한 질문은 감정과 선택의 자동 반응을 끊어주며,
내면의 기준을 의식적으로 점검하는 도구가 된다.

두 번째는 자기확신 노트 쓰기다.
하루의 끝에 다음과 같은 문장을 기록해보자.

  • 나는 오늘 이런 상황에서 흔들렸지만, 이런 이유였고 이렇게 회복하려 한다.
  • 나는 이 선택을 이렇게 한 이유가 있고, 그 기준을 신뢰한다.
  • 나는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씩 나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런 기록은 자기확신을 ‘느낌’이 아니라 ‘사유된 신념’으로 정착시킨다.
꾸준히 쓰다 보면 삶의 방향이 점점 정리되기 시작한다.

세 번째는 자기 기준 문장 만들기다.
예를 들어:

  • 나는 타인의 인정보다 나의 가치에 집중한다.
  • 나는 감정보다 삶의 방향을 우선한다.
  • 나는 불안해도 선택을 미루지 않는다.

이 문장을 반복해서 되새기면,
삶의 선택과 감정의 반응 속에서도 자기만의 중심을 잃지 않게 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자기확신은 실수가 없는 삶이 아니라, 실수해도 돌아올 수 있는 삶이라는 점이다.
흔들림은 삶의 일부지만, 중심이 있다면 그 흔들림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마무리 요약

‘나는 왜 자주 흔들리는가’라는 질문은 존재의 중심을 묻는 철학적 질문이다.
흔들림은 인간의 본질이지만, 반복되는 흔들림은 자기기준의 부재와 자기분열에서 비롯된다.
자기확신은 감정이나 타인의 평가가 아닌,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존재의 안정성이다.
질문, 기록, 자기 기준 세우기 등의 실천을 통해 우리는 점점 더 흔들림 속에서 중심을 회복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자기다운 삶의 방향을 구축할 수 있다.
자기확신은 완벽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나 자신을 붙드는 연습의 결과다.